"장난으로 던진 돌에 공권력 멍든다"… 노원구 고교 '폭탄 테러' 소동, 반복되는 허위 신고의 늪

*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을 돕기위한 참고용 입니다.

평온하던 학교가 또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주말, 서울 노원구의 한 고등학교를 특정하여 폭탄을 설치했다는 글이 SNS상에 유포되면서 경찰과 소방 인력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다행히 수색 결과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번 사건은 최근 급증하는 '허위 테러 예고'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심각한 경고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반복되는 '협박 놀이', 마비되는 치안 시스템

경찰에 따르면, 해당 SNS 글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관할 경찰서 인력은 물론,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까지 현장에 투입하여 학교 내외부를 정밀 수색했다. 소방 당국 역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와 소방차를 대기시켰다.

수 시간의 긴장된 수색 끝에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지만, 이 과정에서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허위 테러 예고가 공항, 지하철역,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선 경찰 관계자는 "허위 신고 하나에 수십 명의 경찰관과 특수 장비가 동원된다"며, "정작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실제 범죄 현장이나 구조 현장에 출동 공백이 생길 수 있어 치안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토로했다.

VPN 뒤에 숨은 '얼굴 없는 범인', 추적의 난관

수사 당국은 즉시 게시물 작성자 추적에 나섰지만, 검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최근의 허위 테러범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우회 접속하거나, 보안성이 강해 정보 제공에 소극적인 해외 서버 기반의 SNS, 암호화된 메신저(텔레그램 등)를 주로 이용한다. 사이버수사대가 국제 공조를 통해 서버 기록을 확보하려 해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며, 그사이 용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고 잠적할 가능성도 높다. '잡을 테면 잡아보라'는 식의 디지털 숨바꼭질이 계속되는 이유다.

*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을 돕기위한 참고용 입니다.

"장난 아닌 중범죄"… 처벌 강화 목소리 높아져

반복되는 허위 테러로 인한 사회적 피로감과 불안감이 극에 달하면서, 솜방망이 처벌 관행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허위 폭발물 설치 신고는 주로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나 협박죄가 적용된다. 하지만 실제 법원 판결에서는 초범이거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나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장난이 아닌 다수의 대중을 공포에 떨게 하고 국가의 치안 역량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허위 테러 예고는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테러 행위 자체로 간주해야 한다"며, "미국 등 선진국처럼 실제 테러에 준하는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당국 역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SNS상에서의 무분별한 협박글 게시가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알리는 예방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노원구의 이번 소동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우리 사회의 치안 시스템을 좀먹는 '디지털 테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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